[정재석 전북교사노조 위원장]제대로 가르치고, 제대로 배우는 '성장을 넘어, 성숙한 노조로...'

기사입력 2024.02.26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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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재석 전북교사노조 위원장]제대로 가르치고, 제대로 배우는 '성장을 넘어, 성숙한 노조로...'


    서이초 사건이후로 계속되는 사건사고로 교육계는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에 전북지역에서 학생들에게 살인협박을 받아 방검복을 입고 출근하는 교사가 전국적인 화제를 낳기도 했다. 


    특히, 교사에 대한 보복성으로 2년전의 일까지 끄집어 내 아동학대로 신고를 한 학생과 교사를 지켜주지 못한 학교와 교육청에 대한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교권이 바닥으로 떨어지고, 저출산과 교직을 기피하는 경향등으로 전국 교육대학교 경쟁률이 낮아지고 있는 요즘 창립한지 4년이 안되고도 전북 제1 교원노조로 성장시킨 전북교사노조 정재석위원장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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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재석 전북교사노조 위원장

     

    정위원장은 초대위원장을 역임하고 지난해 재선에 성공했다. 특히 MZ세대의 공감을 이끌어 2040 교사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Q. 전북교사노조 소개 부탁한다.


    전북교사노조는 교사 인권 보호와 전문성 신장 및 처우개선을 통해, 교사가 제대로 가르치고 학생이 제대로 배우는 교육환경 구축이라는 비전을 가진 교원노조입니다. 가입 대상은 전북의 학교와 국공립유치원에 근무하고 있는 유초중고특수교사들입니다.


    Q. 조합원 수로 전북 제1의 교원단체가 된걸로 알고 있다. 교사들에게 공감을 받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정확히 말해 전북에서는 전북교총 회원수가 전북교사노조 조합원 수보다 많지만, 전국적으로 보았을때 서이초 사안 이후 교사노조연맹 가입자 수가 12만이 되어 교총을 넘어섰다. 


    전북교사노조는 창립한지 4년이 안되었는데 조합원 3천명을 달성했다. 조합원의 삶에 맞닿은, ‘생활밀착형 이슈 대응’에 강하다는 점이 강점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전북교사노조는 익산A초 교권침해 사건, 남원안마아동학대 사건, 무녀도초 교사의 죽음, 전주 무고성 아동학대 사건, 방검복 교사 사건 등 전북에서 있었던 교권침해 사안들에 대해서 혼신을 다해 피해 교사들을 도왔고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 


    익산A초 교권침해 사건의 피해자인 담임교사에게 경징계 통보가 내려지자 국정감사에 이 이슈를 부각시켜 징계반대에 앞장서고, 학생생활지도법 제정에 기여했다. 


    남원학생안마아동학대 사건의 경우 학생 어깨의 멍으로 신체적 아동학대를 신고하였으나 그 멍이 안마로 인한 것이 아닐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소견을 바탕으로 무혐의를 이끌었다. 


    무녀도초 순직 인정 사안의 경우 교사의 죽음에 대해 수사 수준으로 조사하여 증거를 모아 해경에 제출했고 해경이 수사 최종 결과로 ‘업무과다’를 발표하여 순직 인정에 가까워질 수 있었다.


    또한 2023년 전주의 한 교사를 대상으로 학부모가 허위사실임을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동학대로 해당 교사를 고소한 일이 있었고 당연히 본 사안은 무혐의가 나왔다. 남용되고 있는 무고성 아동학대 고소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자 고소한 학부모를 무고죄로 고소하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살해협박으로 방검복을 입고 수업을 진행할 수 밖에 없었던 교사의 사연을 세상에 알려, 아직도 보호되지 않는 교사의 인권을 돌아볼 수 있었다. 


    이러한 전북교사노조의 활약 덕분에 전북의 교사들에게 공감을 얻었고, 전북교사노조 임원 선생님들이 학교에 근무하면서도 헌신적으로 활동하셨기 때문에 조합원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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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교사노조 연령별 가입자 비율. 
    전북교사노조 자료제공 <EDUJB전북미래교육신문>

     


    Q. 최근 방검복 사건으로 전국적인 이슈가 되었다. 전북교사노조에서도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런 일이 발생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는가?


    방검복 교사 사건이 JTBC 사건반장, 연합뉴스 TV, 다수의 중앙 신문에서 다뤄졌다. 최초 보도해주신 전북미래교육신문에 감사드린다. 솔직히 말하자면, 우리는 심각한 사안을 하도 많이 보다보니 방검복이 이슈가 될 것이라 예측하지 못했다. 


    학교 현장에서는 ‘충분히 방검복을 입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할 수 있을 정도로 교권침해가 심각하다. 서이초 사건 이후에 교권4법이 생겼지만 실질적인 교권보호에 대한 현장의 반응은 차갑다. 


    교육을 수요공급의 관점에서 바라보게 되면, 수요자인 학생과 학부모가 갑이고 공급자인 교사가 을이 된다. 


    교권침해를 당한 교사가 교권보호위원회 개최를 요구해서 피해사실을 인정 받아도 학생측에서는 피해교사에 대한 작은 꼬투리라도 잡아 아동학대로 신고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교권침해가 인정되어 학생이 받을 조치보다,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조사 받는 교사의 고통이 더 강하기 때문에 교권침해를 당해도 침묵하는 교사들이 많다. 


    이는 소비자중심주의로 물들어버린 교육계를 근본적으로 개혁하지 않는 한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서 반대하고 있지만 아동복지법 제17조 제5항 정서학대에 대해서 교원을 배제해야 교권침해가 어느 정도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교권4법이 개정되었다고는 하나 아직도 교권침해를 받은 피해교원에 대한 보호 조치는 부족하기 짝이 없다.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은 ‘학생과 교원의 조화로운 인권 신장’을 지향하는 만큼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교사의 인권 강화에도 더욱 노력을 기해야 한다.


    Q. 얼마전 고(故) 무녀도초 교사의 순직인정 심사와 관련하여 이례적으로 서거석교육감이 유족과 함께 참석했다. 결국 교육청은 고인의 죽음을 ‘업무과다’로 인정한 결과로 보여지는데, 순직인정이 될 것으로 보는가?


    우선 이례적으로 ‘업무과다’를 인정하는 의견서를 제출해주시고 순진인정을 위한 재해보상심의회에 참석해주신 서거석 전북특별자치도교육감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군산 해경 수사 결과 ‘업무과다’라고 발표했기 때문에 재해보상심의회에서도 순직을 인정해줄거라고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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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故 무녀도초 교사 추모에 참석한 전북교사노조 임원진

     

    Q. 전교조 전북지부와 교육청간의 단체협약으로 전북교원단체가 얼마전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교육청의 일방적인 단체협약 파기를 규탄했다. 전북교사노조도 참여한 것으로 안다. 참여한 이유는 무엇인가?


    우선 전북교육청이 주장하는 ‘교원노조는 교육청과 근로조건, 임금, 후생 복지에 관한 단협만 맺어야하고 정책 단협은 맺어서는 안된다’는 논리를 받아들이기 힘들다. 


    전북을 포함한 17개 시도교육청이 교원노조와의 정책단협을 지금까지 맺어왔고, 교원노조법에 정책에 관한 단협을 맺지 말라는 조항이 존재하지 않는다. 


    법적으로 노조의 단협은 해당 노조원에게만 적용을 받는다. 그래서 무녀도초 교사에 대해서 군산 해경이 전북교사노조 조합원인지 확인하는 공문을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노조 조합원이어야만 ‘업무과다’가 인정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전라북도교육청은 그동안 전교조 전북지부 단협을 전교조 조합원이 아니어도 대부분 적용시켜왔다. 


    예를 들어 이번에 전북교육청이 삭제를 원하는 ‘인사 업무 교사 배제’ 단협이 파기가 되면 과거처럼 전북의 교사들은 교감 대신 인사업무를 해야한다. 권한은 없이 업무와 의무만 추가되는 것이다.


    그리고 ‘대외공문서 교감 기안 및 발송’이라는 단협이 파기 되면 40대 젊은 교감들이 공문을 기안하는 것을 멈추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교장선출보직제 시범실시’의 경우에는 승진제 개선을 위한 상징적인 조항이다. 이러한 조항은 학교민주화를 위해 상징적으로라도 남겨야 할 것으로 보인다. 


    Q. 전북교사노조위원장, 전북교원단체총연합회장, 전교조 전북지부장, 모두 젊은 40대다. 특별한 이유가 있다고 보는가?


    세대교체를 열망하는 시대적 요구로 인한 어떤 흐름이라고 생각한다. 2017년에 생긴 교사노조연맹으로 12만명의 교사들이 모이는 동안, 전북교총과 전교조 전북지부도 젊은 리더를 통한 혁신의 필요성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교총의 경우 교사 출신이 교총 회장으로 당선되고, 교사 출신 40대 오준영 전북교총 회장과 40대 이준권 충남교총 회장이 당선될 정도로 세대 교체 바람이 일어나고 있다. 


    전교조도 젊은 훌륭한 리더들이 지부장으로 당선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송욱진 전교조 전북지부장의 활약이 눈에 띄고 젊은 작가로 유명한 김현희 전교조 대전지부장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Q. 기초학력, 에듀테크, IB 교육 등 서거석 교육감 체제에서의 전북교육에 대한 평가를 한다면?


    기초학력, 에듀테크, IB 교육은 지금 전북교육의 상황을 고려할때 매우 필요한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정책을 기획하고 추진하는데 있어서 현장교사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 했으면 한다. 정책의 성공과 실패는 현장교사의 헌신적인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기초학력은  다양한 데이터와 학습자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적확하게 추진되었으면한다. 현재 전북 기초학력 정책은 기초학력 진단보정시스템 산하의 진단검사와 향상도검사를 기반으로 전개되고 있다. 


    교육현장에서 교사들이 실무를 진행하는 과정에 있어 여러 애로사항이 발생하는 부분이 있는데, 도교 차원에서 약간만 건드려주어도 업무가 훨씬 수월해질수 있는 지점들이 있다. 


    작년에 처음 시작한 난독 및 경계선지능아동 지원사업과 교육결손해소사업 등이 교사들의 헌신적인 노력끝에 좋은 반응을 얻은 것으로 알고 있다. 


    올해는 각종 사업이 좀더 구조적으로 다듬어지는 시기가 되었으면 한다. 기초학력 신장은 공교육적 관점에서 선택이 아닌 국가의 필수적 책무이기 때문에 좀더 정교하게 기획되고 추진되어야 할것이다. 

     

    에듀테크는 그 방향성에 대한 명확한 철학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즉 에듀테크 자체를 초점에 두지 않고 학생들의 교육에 도구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이라는 본질적인 목적과 부합되지 못하는 에듀테크는 단순히 테크의 영역임에 틀림 없다. 

     

    특히 에듀테크를 교육에 활용하는 교사들의 역량 강화가 시급하다. 결국 이 도구는 교실에서 활용해야 하며 그 활용의 주체는 교사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역량 강화는 수없이 많은 활용과 그 실패가 쌓이고 겹쳐져 만들어진다. 단순히 많은 양의 연수로 이룰 수 없는 목표이기에 더 질 높은 강사와 교사들의 수업 사례 공유 커뮤니티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IB프로그램도 배움을 위한 본질적 맥락에서 추진될 필요가 있다. IB프로그램의 학습원리와 체계적인 개념 탐구기반의 학습 원리를 현장의 교사들에게 충분히 이해시켜, 현장 교사 수업 개선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IB 인증에 너무 매몰되다 보면 IB프로그램에 대한 왜곡된 시선이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반적으로 변화를 모색하는 전북교육청의 다양한 정책은 매우 환영하는 바이다. 앞서 언급했듯 모든 정책의 실현은 현장교사가 중심이 되어야 하므로 지속적인 현장과의 소통을 통해 교사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으면 한다. 


    Q. 얼마전 백승아 전 강원교사노조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 총선 12호 인재로 정치권에 영입되었다. 초등교사 출신 국회의원 배출에 기대감이 큰 걸로 안다. 국회에서 어떤 역할을 해줬으면 하는가?


    우선 더민주 총선 12호 인재로 영입된 백승아 위원장에게 축하드리며 사직을 기꺼이 감수한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백승아 위원장이 교사 정치기본권 획득을 위해 국회에서 치열하게 싸워주길 바라며, 아동복지법 제17조 제5항 정서학대에서 교사 배제를 위해 힘써줬으면 좋겠다. 


    Q. 향후 정치권에서 영입제안이 온다면?

    거취에 관한 문제는 혼자 결정할 사안이 아니며, 가족과 전북교사노조 임원들, 교사노조연맹 관계자들과 한국노총 관계자, 동지들과 상의 하고 결정할 문제로 보인다. 


    지금은 전북교사노조 위원장의 역할에 최선을 다해 전북의 선생님들이 제대로 가르치고 전북의 학생들이 제대로 배우는 일에 기여하고 싶다. 


    Q. 전북 2만여 교원에게 한 말씀 부탁한다.

    전북교사노조가 4년만에 3천 조합원이 되어 제1 교원노조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지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네이버에 ‘전북교사노조’를 검색하시면 뉴스로 전북의 교사들을 위한 전북교사노조의 수많은 행적을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전북교사노조는 성장을 넘어서 성숙한 노조로 거듭날 것을 약속드립니다. 전북 선생님들의 삶을 지켜드리고 전북교육에 기여하는 전북교사노조에 많은 가입 부탁드립니다. 

     

    전북미래교육신문은 전북지역 교원단체장의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전북교육현안에 대한 생각을 담아내고 있다. 오늘은 대한초등교사협회 김학희회장, 전교조 전북지부 송욱진 지부장에 이어 전북교사노조 정재석 위원장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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