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교육의 핵심으로 보급된 정보기기, 결국 교사가 떠안아...

기사입력 2024.03.13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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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은 미래교육과 관련해 정보기술(IT) 기기의 효율적 활용을 위해 웨일북과 노트북을 대규모로 일선학교에 지급함에 따라, 정보담당 교사들 사이에서 업무 부담과 관련된 불만이 급증하고 있다. 

     

    정보기기의 보급은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고 디지털 리터러시를 강화하는 전북 미래교육의 핵심은 틀림없으나, 그 과정에서 교사들이 수업 준비와 교육활동 운영 외에도 다양한 전산 관련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어 학교 현장에서 불만이 급증하고 있다.


    정보담당 교사들은 학생들의 개인정보 관리, 기기 수리, 컴퓨터 소모품 구매, 소프트웨어 설치 및 노트북 계정 등록 등 전산행정 업무를 맡고 있으며, 기기 분실 시에는 개인적인 책임도 떠안고 있다. 이러한 업무는 본래 전산행정직원이 수행해야 할 일이나, 일선 학교에는 전산행정직원이 배치되어 있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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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된 학생에게 스마트기기를 발송하고, 전입된 학생의 스마트기기를 보관하기 위해 정리하고 있는 모습. 
    <EDUJB전북미래교육신문>
      

     

    교사 커뮤니티에서 익명의 교사는 “현재 학교에 분실된 기기만 8대이다. 관리자에게 말하니 ‘교사가 알아서 책임져야지’라는 대답을 들었다. 학교에 있는 스마트기기가 대략 200대가 넘는데 교사가 관리하기 힘들다. 분실과 관리 책임에 대한 생각이 커지면 기기대여 및 반출을 깐깐하게 만들거고 결국 미래교육의 핵심인 에듀테크 교육이 위축 될 것이다.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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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사 커뮤니티의 분실된 기기에 대한 교사 책임에 대한 내용 <EDUJB전북미래교육신문>

     

    교육계 일각에서도 정보기기 분실 시 교사 개인이 책임을 지도록 하는 현재의 상황은 공정하지 않으며, 또한 이로 인한 업무 부담이 교사들의 본연의 업무인 교육 활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기에 교육 현장의 실질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대해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2023년 이후에 보급된 웨일북과 노트북은 임대형식이라 도교육청 차원에서 책임을 질 수 있지만, 2023년 이전에 구입된 기기는 학교장 소유라 따로 지침을 내린적이 없다.”고 말해 사실상 현재까지 뚜렷한 해결방안은 없는것으로 보인다.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은 2023년 웨일북과 노트북을 대규모로 일선학교에 지급했지만 문제는 2023년 이전에 구입한 기기는 학교장 소유로 분류되어 별도의 관리 지침이 없는 상태다. 이러한 관리 체계의 불분명함으로 인해 학교장들은 정보기기 관리의 책임을 정보담당 교사들에게 전가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처해 있다.


    이로 인해 전북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분실된 기기에 대한 책임을 교사에게 떠넘겨 교원 4명이 각각 20만원에서 30만원 사이의 변상금을 부담해야하는 상황에 있고, 실제로 변상까지 한 사례도 있으나 이대로라면 더 증가할 것이 불보듯 뻔하다는게 전반적인 교육계의 예상이다. 


    이는 정보기기를 학생들이 마음껏 사용하기보다는 분실이나 파손의 우려로 인해 제한적으로 사용하게 만드는 구조를 초래해 결국 학생만 손해보는 결과를 초래한다. 실제로, 일부 학교에서는 잃어버릴까 봐 기기를 보관함에 넣고 비밀번호로 잠근 채 대여조차 꺼리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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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의 한 초등교원이 실제로 분실된 기기의 변상할 상황에 놓여있다. <EDUJB전북미래교육신문>

     

    정보기기의 분실에 대한 책임논란도 있지만 더욱 큰 문제는 교사 본연의 업무인 수업과 교육과정 운영에 영향을 미치는데 있다.

     

    전북의 익명의 정보담당 초등교사는 “수업준비와 함께 교육청에서 보급된 정보기기 관리까지 병행하는게 한계가 있다. 당연히 수업과 교육과정운영에 차질이 생길 수 밖에 없다. 더불어 고가의 기기들도 많아 분실시 책임도 떠안아야 한다. 3월 개학 이후 학급관리, 수업준비외에 정보기기 관리를 위해 계속된 야근과 심지어 주말에도 출근해 정보기기 관리를 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교사는 학생들을 만나고, 수업과 교육과정 운영을 통해 아이들을 만나야하는데 정작 정보기기를 관리하는게 교사의 본연의 임무인지 회의감이 든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학교 통합지원센터에서 전산행정직원을 추가로 배치하거나, 물품 및 행정사무를 담당하는 행정실이 컴퓨터 소모품 구매와 같은 업무를 처리하도록 하는 등의 조치를 제안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교사들이 업무 중심의 수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정보담당 교사에게는 강의 시간을 줄이고 추가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방안도 고려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정재석 전북교사노조위원장은 “2023년 웨일북이나 노트북이 보급되면서 정보담당교사들의 일이 늘었다. 학생이 전학을 가거나 학교 규모가 커지면 택배로 웨일북이나 노트북을 보내야한다. 주당 20시간 이상씩 수업하면서 전상행정직을 겸직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기기 분실에 대한 책임도 져야한다.”고 현재의 일선 학교 현실을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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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생에게 스마트기기까지 택배로 보내야하는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EDUJB전북미래교육신문>

     

    그러면서 “학교에 전산행정직이 없다고 그 일을 교사가 하는 것 자체가 부당하다. 개인정보업무는 학교통합지원센터에 전산행정직을 더 뽑아서 관내 학교를 전부 관리할 수 있게 하고, 컴퓨터 소모품 구입은 물품 및 행정사무를 담당하는 행정실이 품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이러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관련 정책을 검토 중이며, 교사들의 업무 부담 경감과 정보기기 관리에 관한 합리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하여, 교육계는 한목소리로 교사, 학부모, 전문가 그룹을 포함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해 대안을 찾고 학교현장의 고충과 의견을 수렴해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또한, 정보기기 분실 시 교사 개인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현재의 방식을 재검토하고, 분실 또는 손상에 대비한 명확한 지침을 일선학교에 내려보내 교사들이 교육활동에 전념하도록 돕고 정보담당교사에게 책임을 전가되지 않도록 학교장 책임하에 관리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로 요구하고 있다. 


    이번 논란은 교육 현장에서의 정보기술의 중요성과 함께, 교육 과정에서 디지털 도구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필요한 인프라와 지원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한다. 디지털 시대에 걸맞는 교육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기술의 도입뿐만 아니라, 교육 공동체 내에서의 역할 분담과 지원 체계의 구축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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